[포커스 산책 - 정복수 목사] 생명구원의 골든아워를 위하여
[포커스 산책 - 정복수 목사] 생명구원의 골든아워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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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0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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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수 목사
정복수 목사

생명구원의 골든아워를 위하여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교수의 에세이집 ‘골든아워1,2’가 연일 베스트셀러 자리를 유지하며 출간 한 달만에 20만부 판매를 돌파할 기세다. 이 책에는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섰던 긴급한 생명들을 살리려고 온 힘을 다했던 그의 생생한 체험과 몸부림이 담겨있다. ‘골든아워’란 심장마비, 호흡정지, 뇌출혈 등이나 인명구조가 긴급히 요구되는 상황에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보통 ‘골든타임’이란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국내 중중외상분야의 권위자인 이국종교수는 ‘골든아워’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말한다. 위급한 환자나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은 반드시 그 긴급한 시간 내에 치료나 구조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직관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필자에겐 그가 2014년 세월호 침몰시 당국의 안일한 대처와 신속한 구조시스템 부재로 골든아워를 놓쳐 304명의 고귀한 생명을 모두 잃은 울분과 안타까움을 토로한 대목이 제일 마음에 부딪쳐왔다. 그는 참사가 있던 그날도 악천후를 무릅쓰고 닥터헬기로서는 유일하게 세월호 주위를 맴돌며 구조 동참요청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당일 필사적인 구조를 하느라 오른쪽 어깨가 부러지고 왼쪽 무릎을 다쳤다. 그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직후에도 닥터헬기를 타고 가면서 이렇게 말했다. “전쟁 나서 병사 구하러 나갔다가 죽으면 어디 작은 비석 하나 세워지면 그만이죠!” 북한 귀순병사의 3시간 30여분에 걸친 2차 수술을 마치고 구내식당에서 기자의 인터뷰에 응하던 날도 “아침 먹을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당연히 첫 끼죠.” 라는 말로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 그의 왼쪽 눈은 거듭되는 과로로 거의 실명상태이며 적절한 휴식을 취하며 관리하지 않으면 오른쪽 눈도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그럴 수 없다. 중증 환자들에게 사고 후 한 시간은 생사를 가르는 ‘골든아워’이기 때문이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고자 자신을 돌볼 겨를도 없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이국종교수의 삶을 접하며 필자 자신에게 질문해 본다. 주님이 다시 오실 날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데, 그때는 참된 생명의 길 구원의 길 영생의 길을 모른 채 죽어가는 영혼을 구원할 기회가 더 이상 없는데, 그때까지 남아있는 시간을 ‘영혼구원의 골든아워’라고 한다면 그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데... 나는 목사로서 영혼구원의 사명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영혼구원을 위해서라면 어떤 어려움과 위험과 손해를 무릅쓸 각오가 되어있는가? 돌아보면 부끄러운 마음 뿐이다.

마26:6-13에는 예수님의 장사를 위해 귀한 향유가 가득한 옥합을 예수님의 머리에 부은 여인이 소개되고 있다. 이 여인은 예수님이 죽음에서 다시 살리신 나사로의 여동생 마리아였고, 향유 한옥합의 가치는 삼백 데나리온 이상이었다(막14:3-9, 요12:1-8). 당시 장정 한 사람의 하루 품삯이 한 데나리온이었음을 감안하면 매우 큰 금액이었다. 어쩌면 마리아의 전 재산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그 모두를 예수님을 위해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무엇이 이 여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소중한 것 모두를 예수님을 위해 쏟아붓게 했을까? 생명을 살리는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다. 죽은 자신의 오라버니까지도 살리시는 것을 보고 자신도 믿게 된 구원자 예수님께 대한 감사와 사랑의 마음이다. 자신도 죽음에서 다시금 구원하시고 참된 생명 영원한 생명을 주신 예수그리스도에 대한 아낌없는 헌신과 드림의 마음이다. 나 가진 모든 것을 예수님처럼 생명구원 영혼구원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결단이다.

필자가 이 칼럼을 준비하던 중에 며칠 전 일간지를 통해 또 하나의 기사를 접했다.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리카의 남수단에서 온 몸을 던져 예수님의 사랑을 삶으로 전하다가 암으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고 이태석 신부의 삶과 사역을 다룬 남수단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가 발간되었다는 것이다. 남수단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외국인이 교과서에 소개된 것은 이태석 신부가 처음이라고 한다. 이 신부는 2001년부터 남수단에서도 가장 열악한 지역으로 꼽히는 톤즈에서 움막으로 진료실을 만들고 밤낮으로 하루 300명이상의 환자들을 돌봤다. 또한 학교를 지어 수학과 음악을 가르치며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었다. 10년 동안 자신의 몸은 돌볼 겨를도 없이 톤즈지역의 영혼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섬기며 그들의 영혼과 삶의 구원을 위해 자신의 삶을 아낌없이 불사르고 간 것이다.

연이어 그제는 필자의 신학대학원 동기 김건호 목사의 소천 소식이 들려왔다. 그는 넉넉한 가정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빈민 사역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대학시절 친구들과 ‘도시빈민선교회’라는 동아리를 조직해 도시지역의 달동네 사람들을 섬겼고, 대학졸업 후에는 부교역자로 지역 아동을 위한 공부방을 운영했다. 영등포의 노숙인보호센터 ‘햇살’을 맡아 ‘노느매기’라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재활용매장을 운영하며 농사도 짓고 양봉도 계획하며 노숙인들의 자활과 자립의 꿈을 구체적으로 실현시켜가고 있었다. 평생 가난한자 소외된 자들을 위해 외길을 걸어온 그 역시 힘든 사역 때문에 그랬는지 암 투병을 하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는 늘 교회가 진정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더욱 낮은자의 삶과 영혼을 돌보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하곤 했다.

필자는 생전 김건호목사의 해맑았던 눈망울과 순진무구했던 미소띤 얼굴을 기억한다. 동기목사들의 톡방에서는 이런 대화가 오갔다. “왜 이렇게 착한 친구는 일찍 불러가실까?”, “아마 할 일을 다했기에 불러가시나봐. 우리는 한 일이 너무 부족하고 잘못한 일도 많아 기회를 더 주시려고 아직~”, “편한 목회에 익숙한 나를 참 부끄럽게 만드네요”, “김목사가 한 일 동기들이 책임져.”

고 이태석신부와 고 김건호목사가 필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이제는 우리가 그랬듯이 네게서 귀한 향유가 가득한 옥합을 주저함 없이 깨고 아낌없이 예수님 머리에 쏟아 부은 마리아와 같은 주님을 향한 사랑의 헌신을 기대한다고! ‘영혼구원의 골든아워’가 다 지나가기 전에 우리처럼 어떤 영혼이든 귀하게 여기며 예수님의 사랑으로 그들의 생명구원을 위해 네 삶을 불태우기를 기대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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