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산책 - 정복수 목사] '총회에 바란다(2)'
[포커스 산책 - 정복수 목사] '총회에 바란다(2)'
  • 정복수 목사
  • 승인 2018.09.1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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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수 목사
정복수 목사

이번 통합교단 총회는 명성교회의 목회자 불법세습 문제를 바로잡아야 하는 막중한 사명을 갖고 있다. 교단 총회가 헌법으로 교회의 세습을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헌법위원회가 세습금지는 기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유권해석을 한 후 이를 빌미로 명성교회가 부자간 세습을 단행하였고, 총회 재판국마저 세습금지법의 취지는 무시한 채 헌법조문의 해석을 자의적으로 하여 명성교회의 세습을 정당화해주었기 때문이다.

재판국은 세습이라는 용어의 사용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보았다. 또한 명성교회는 부정적 의미의 목회자 세습을 한 것이 아니라 적법한 절차인 당회와 공동의회의 결의로 후임목사를 결정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헌법조문에는 ‘은퇴하는 목사’가 아닌 이미 ‘은퇴한 목사’에 대한 세습금지 규정은 없으므로 명성교회의 세습은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서 세습방지법은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헌법위원회의 유권해석과 지교회의 정관과 배치되는 헌법조항은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판결의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명성교회는 이미 거대 권력과 금력을 가지고 교계는 물론 사회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주목받는 교회이다. 그만큼 후임목사를 청빙하는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해야 했다. 하지만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승계 구도는 이미 공정하고 투명한 청빙과정을 불가능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세습이라는 부정적 용어를 쓰고 헌법으로 금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회에서도 대기업주의 무조건적인 대물림 승계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모범이 되어야 할 대표적인 초대형교회가 아버지에서 아들로 대물림하는 것을 누가 세습이라는 눈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 교회 구성원들의 민주적이고 자발적인 결정이라면 누가 문제를 삼겠는가? 하지만 명성교회의 부자간 목회자 세습은 오래 전부터 계획된 정황이 이미 널리 알려졌고 회유되고 강요된 투표에 의한 것이었음은 이미 알려진 바가 있다.

또한 은퇴하는 목사의 세습을 금지하는 법조문은 법 정신으로 볼 때 은퇴 이후의 목사에게도 적용됨은 누가 보아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또한 기본권의 행사가 자의 또는 타의로 남용될 우려가 현저한 경우 엄격한 예외규정으로 이를 제한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또 지교회가 교단에 속해있는데도 불구하고 교단의 헌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키지 않는다면 그 교단에 속한 교회일 수 있는가?

명성교회 세습은 명성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에서 가장 큰 교단 중 하나로 꼽히는 예장통합 교단 전체 그리고 기독교계 전체가 자신들이 제정한 법과 원칙을 따르느냐의 문제이다. 아무리 금력과 권력이 큰 교회도 법 앞에서는 동등해야 함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사실은 총회와 총회 임원들도 사태가 이렇게 까지 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작년 3월의 명성교회와 새노래명성교회의 합병 결의를 시작으로 가시화된 세습시도, 헌법위원회의 유권해석을 등에 업고 10월에 해당 서울동남노회를 파행시키면서까지 이뤄진 부자간 세습승인 결의, 11월에 교계와 사회의 비난과 조롱도 외면한 채 명성교회 위임목사 취임이 이뤄지기까지 총회는 아무런 대책도 없었고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총회는 소극적이고 조심스러운 반응으로 일관했다. 따라서 총회는 어이없는 재판국의 세습정당화 판결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총회 총대들은 간절한 기도와 비장한 각오로 이번 총회에 임해야 한다. 교단 역사상 유례없이 신학생, 교수, 목회자, 평신도 심지어 명성교회의 지원을 받는 선교사들까지 나서서 한 목소리로 총회가 명성교회 세습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바로잡아줄 것을 촉구하는 위기상황임을 직시하고, 이번에 명성교회 불법세습 문제를 바로잡지 못하면 통합교단의 미래는 물론 기독교계 전체가 회복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지게 된다는 절박감으로 총회에 임해주길 바란다.

정복수목사 : (전) 한국교정복지선교회 사무국장, (전) 도촌교회 담임목사, (전) 대천영광교회 담임목사, (전) 장로회신학대학교 강사, (현) 생명샘동천교회 부목사, (현) 낮은음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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